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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는 일을 줄이는 기술일까, 불편함을 발견하는 방식일까?

자동화는 반복 작업을 줄여준다. 하지만 무엇을 자동화할지 모르면 효율이 아니라 복잡함이 늘어날 수 있다. 자동화의 시작점은 도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불편함을 인식하는 일이다.

요즘 어디서나 자동화를 원한다. 기업은 반복 업무를 줄이길 원하고, 개인 업무에서도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결과를 원한다. AI 도구와 워크플로 자동화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자동화는 이제 특별한 사람만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선택지가 됐다.

자동화가 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은 맞다. 반복 작업을 줄이고, 실수를 줄이고, 사람의 시간을 확보해준다. 이것은 실제 효과다.

그런데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자동화는 도구를 알면 바로 시작되는 일일까?

도구보다 먼저 오는 것

자동화를 배우려는 사람이 처음에 찾는 것은 대부분 도구다. 어떤 플랫폼이 쉬운지, 어떤 스크립트가 있는지, 어디서 시작하면 되는지.

그런데 도구를 알아도 막히는 경우가 있다.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자동화를 배웠는데 막상 적용할 곳이 없다. 따라 해봤는데 내 업무에는 잘 맞지 않는다. 이 상태가 생기는 이유는 도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무엇을 자동화해야 하는지 아직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자동화해야 하는지 알려면 먼저 다른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디서 반복하고 있는지, 어디서 시간이 새는지, 어떤 과정에서 실수가 나는지, 사람의 판단 없이 기계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일이 어디에 있는지.

이것이 먼저다. 도구는 그 다음이다.

"그냥 하면 되는데"라는 반응

자동화를 이야기할 때 종종 나오는 말이 있다.

"그냥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자동화하지?"

이 말을 단순히 자동화를 모르는 태도로 보기 쉽다. 하지만 이 반응은 다른 각도에서 읽을 수 있다.

기존 방식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 작업이 충분히 불편한 문제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수작업이 더 빠르고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자동화를 배우는 비용이 당장의 수작업보다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것은 틀린 판단이 아닐 수 있다. 자동화가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

자동화는 반복되는 불편함이 명확할 때 설득력을 갖는다. 그 불편함이 아직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도구를 써봐"라고 말하는 것은, 답을 먼저 주고 문제를 나중에 찾으라는 순서가 된다.

불편함을 발견하는 일

그렇다면 자동화할 만한 일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반복되는 일을 보면 실마리가 생긴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일, 자주 실수가 나는 지점, 처리하고 나서도 결과가 아닌 과정에 시간이 많이 드는 일, 누군가의 판단 없이 기계적으로 되풀이되는 절차들. 이런 곳에서 자동화의 후보가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알려면 관찰이 먼저다. 자동화는 도구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편함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자동화할지 모른 채 도구만 쌓으면 자동화는 효율이 아니라 또 다른 복잡함이 될 수 있다. 설정해야 할 연결이 늘고, 유지해야 할 흐름이 늘고,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추적하는 일이 새로 생긴다. 줄이려던 일보다 관리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

자동화의 반대말

자동화의 반대말은 수작업이 아닐 수 있다.

자동화의 반대 상태에 더 가까운 것은 이것이다.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매번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반복.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한 번도 묻지 않은 반복.

수작업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다. 어떤 수작업은 사람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고, 자동화해서는 안 되는 과정이다. 반면 어떤 반복은 한 번 구조를 만들어두면 사람이 매번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자동화의 시작점이다.

자동화는 사람을 빼는 일이 아니다. 사람이 매번 하지 않아도 되는 반복을 구조로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이 판단해야 할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자동화의 진짜 효과다.

AI 시대의 자동화

AI가 업무에 들어오면서 자동화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전에는 코드나 도구 없이는 어렵던 일들이, 이제는 자연어로 처리되기도 한다.

이것은 분명히 자동화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무엇을 자동화해야 하는지 모른 채로 자동화를 시작하기도 더 쉬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 시대의 자동화는 더 많은 도구를 연결하는 경쟁이 아니다. 어디서 시간이 새고 있는지, 어떤 반복이 사람의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쓰고 있는지 발견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자동화는 일을 줄이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불편함을 발견하는 방식이다. 어떤 불편함이 반복되고 있는지 관찰하는 사람이 자동화를 더 정확하게 쓸 수 있다.


나는 자동화할 일을 찾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반복해서 감수하고 있는 불편함을 먼저 보고 있는가.